
프라이부르크, 어떤 도시일까? — 프롤로그
프라이부르크에 잠깐 머물다 갈 사람들에게. 나도 여기 적응하는 중인데, 그동안 겪으며 알게 된 것들을 큰 그림부터 풀어본다. 자세한 얘기는 앞으로 하나씩.
프라이부르크엔 잠깐 머물다 갈 사람들이 많다. 음대 입시 보러 오거나, 몇 학기 유학하거나, 여행으로 스쳐가거나. 대부분 몇 년 있다 떠날 사람들이다.
나도 사실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미국에서 25년 살다가 독일로 왔으니 떠돌아다닌 거 하나는 자신 있는데, 그렇다고 여기 완벽히 적응했냐면 그건 또 아니다. ㅋㅋ 그냥 좀 먼저 와서 이것저것 부딪혀봤을 뿐이다.
누굴 가르치겠다는 게 아니라, 겪으면서 "이거 누가 미리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던 것들을 적어두려 한다. 오늘은 일단 큰 그림만. 방 구하기, 음대 입시, 장보기 같은 건 따로 한 편씩 잡아서 풀 거다. 오늘은 프롤로그다.
일단, 어떤 도시냐면
독일 남서쪽 끝. 스위스, 프랑스 국경이 코앞이다. 인구는 약 23만. 서울로 치면 구(區) 하나보다 작다.
근데 작다고 만만한 동네는 아니더라. 흑림(슈바르츠발트, "검은숲")의 관문이고, 독일에서 햇빛이 제일 많고 따뜻한 **"태양 도시"**다. 1457년에 세워진 오래된 대학 도시이기도 하고. 그리고 — 비디오 아트의 그 백남준이 공부한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가 여기 있다.
(이 동네에 한국 음대생이 왜 이렇게 많은지는... 나도 처음 왔을 때 놀랐다. 이건 따로 글 한 편 써야 한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자전거랑 트램이다. 차보다 자전거가 많고, 골목마다 'Bächle'라는 작은 수로가 졸졸 흐른다. 독일에서 손꼽히는 친환경 도시라 그렇다.
여기까지가 검색하면 나오는 얘기고. 이제부터가 내가 살면서 느낀 거다.
와보니, 이 동네 분위기
말로 설명하기 제일 어려운 게 이거다. 그래도 해보자.
흑림이 도시 바로 옆에 떡 하니 붙어 있다. 이 검은 숲이 주는 상쾌함하고 안정감은... 와서야 알았다. 괜히 독일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은 독일 도시"로 프라이부르크를 늘 위쪽에 꼽는 게 아니더라.
그리고 사람들. 이게 진짜다. 독일 하면 보통 차갑고 무뚝뚝한 그림을 떠올리지 않나. 근데 와보니 프라이부르크는 좀 다르다. 진심으로 친절하다. 여기서 나고 자란 현지인들조차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같지 않다"고 한다. 너무 친절해서. ㅋㅋ
함부르크나 드레스덴에서 온 친구들이 그러더라 — **"그쪽의 그 우울함이 여긴 없다"**고. 실제로 아무리 소심하고 내성적인 친구도 여기 오면 신기하게 밝아진다. 햇빛 덕인지 사람들 덕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렇다.
확실히 느끼는 건 — 여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동네는 아니다.
겪어보니 이렇더라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앞으로 하나씩 제대로 풀 거지만, 큰 그림만 먼저.
🏠 방 구하기 — 나도 이거 때문에 고생했다
독일 어디든 집 구하기 어렵다는데, 프라이부르크는 그중에서도 심하더라. 인기 도시인 데다 작아서 매물이 없다. 나도 미리 좀 알아볼걸, 하고 후회했다. 할 말이 많아서 이건 따로 한 편 잡아야 한다. 일단 오늘은... 혹시 올 생각이면 숙소는 진짜 일찍부터 알아보는 게 좋더라, 정도만.
🍚 한식 — 어느새 내 손으로 해먹고 있더라
한식당? 솔직히 기대는 접는 게 마음 편하다. 그나마 있는 것도 한국인 입맛엔 좀 아쉽다. ㅠㅜ




근데 반전이 있다. 한식당이 없으니까 요리 실력이 는다. 진짜로. 살다 보니 감자탕에 겉절이에 김치 담그기는 어느새 기본이 됐고, 요즘은 치킨까지 튀겨 먹는다. (나는 이제 내가 못 하는 요리가 뭔지 모르겠다. ㅋㅋ) 식재료 구하는 법도 나름 터득했는데, 이건 따로 풀 거다. 의외로 길이 있다.
⛪ 외롭지 않게 해준 것들
자유성 한인교회가 있다. 내가 다니는 교회인데, 신앙이든 한인 커뮤니티든 타지에서 이런 울타리 하나 있는 게 생각보다 크더라. 독일어는 —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와보니 다들 어떻게든 적응하고 산다. (나야 뭐, 여전히 씨름 중이고. ㅋㅋ)
그래서,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유학생이다. 그중에서도 음대생이 정말 많다. 여행객은 의외로 유럽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아시아 관광객은 적다. 프라이부르크가 "지나가는 길목"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여기서 더 갈 데가 스위스 바젤 정도라, 단체 관광 코스엔 잘 안 낀다.
이주나 취업은... 솔직히 어렵다. 큰 회사가 거의 없다. 이 얘기도 풀자면 길다.
근데 신기한 게, 이렇게 한국어 정보가 없다시피 한데도 다들 어떻게든 찾아온다. 거의 입소문으로, 아는 사람 건너 건너 듣고 오는 거다.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게 그래서다. 정보가 너무 없어서, 내가 헤맨 만큼 다음 사람은 좀 덜 헤매라고. ㅋ
다음 편 예고
오늘은 큰 그림만 그렸다. 앞으로 하나씩 풀어볼 거다:
- 🎼 프라이부르크 음대, 왜 한국 학생이 이렇게 많을까 + 입시 이야기
- 🏠 프라이부르크 방 구하기 (내가 고생한 만큼 적어보겠다)
- 🥬 한식 재료, 이 동네서 구하는 법
- ✈️ FRA 공항에서 프라이부르크까지, 제일 편하게 오는 법
- 🐌 느림의 미학 — 살다 보니 알게 된 것들
- 💶 프라이부르크 물가, 한국이랑 비교하면
스쳐가는 김에, 기왕이면 좀 덜 헤매고 가자.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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